[한반도브리핑] 남북 '치킨게임' 속 사라진 완충지대…즉.강.끝. 빈말일까?<br />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·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'한반도 브리핑'입니다.<br /><br />국제, 외교·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.<br /><br />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남북 간 '치킨 게임' 양상 속에 한반도 정세가 또다시 살얼음판입니다.<br /><br />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,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.<br /><br />우리 정부가 결국, 9.19 남북 군사합의, 전면 효력 정지 카드를 빼 들었습니다.<br /><br />북한이 경고를 무시하고, 재차 오물 풍선을 살포하자, 초강수를 둔 겁니다.<br /><br />이에 따라, 최전방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재개합니다.<br /><br />5년 전에 창고로 치운, 대북 확성기도 꺼내, 스위치를 켤 준비를 마쳤습니다.<br /><br />유엔 안보리 의사봉을 잡은 한국이 다음 주,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회의를 소집했습니다.<br /><br />남북 간 또 한차례, 치열한 유엔 외교전을, 예고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남북 간 대치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데요.<br /><br />현 상황부터 점검해 볼까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이 오갔죠.<br /><br />이후 우리 정부가 9.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라는 카드까지 꺼내면서, 일단 공을 북한에 다시 넘겼습니다.<br /><br />탈북민 단체들도 북한의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고, 계속 대북 전단을 담은 풍선을 띄워 보냈습니다.<br /><br />그럼에도 북한이 일주일 가까이 침묵 모드 중인데요.<br /><br />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.<br /><br />우선,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침 등 예상치 못한 초강수에 당황해 멈칫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.<br /><br />일단 숨 고르기를 하면서 대응 전략을 고민하는 거죠.<br /><br />아니면, 대북 전단 추가 살포에 대해 공언한 대로 100배의 오물을 살포하기 위해서 준비 중일 수도 있습니다.<br /><br />오늘 보낼 수도 있다고 봤는데, 비가 오는 데다, 하루 종일 남동풍이 불어서인지 아직 관련 뉴스는 없습니다.<br /><br />어쩌면, 이번 오물 풍선 작전에 대해 내부적으로 실패를 인정하고, 대안을 모색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.<br /><br />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을 정상 국가로서 첨단 군사 강국으로 키우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.<br /><br />비문명적인 오물 풍선으로 국제사회의 비난과 조롱을 샀습니다.<br /><br />국무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유치하고 역겨운 전술이라며 비웃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물론, 성난 북한이 국지 도발과 같은 더 강력한 물리적 대응을 획책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.<br /><br />공을 넘겨받은 김정은 정권이 노리는 골대가 뭔지, 머지않아 드러나겠죠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탈북민 단체들이 연이어 대북 전단을 가득 담은 대형 풍선을 북쪽으로 띄워 보내고 있는데요.<br /><br />우리 당국이 딱히 제지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자유북한운동연합이 6일 현충일 새벽에 애드벌룬 10개로 대북 전단을 보낸 데 이어, 어젯밤에 겨레통일연대에서도 전단 수십만 장을 살포했다고 밝혔습니다.<br /><br />한국 노래와 드라마, 한미 주요 인사의 대북 메시지 등이 저장된 USB도 넣었다고 하는데요.<br /><br />주목되는 점은 경찰 포함 우리 당국이 추가 전단 살포를 막지 않았다는 겁니다.<br /><br />우리 정부가 북한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건데요.<br /><br />윤석열 대통령도 현충일 추념사에서 힘에 의한 평화와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강조했습니다.<br /><br />대화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김정은 정권이 이 대북 전단 살포에 아파한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기 때문에, 기세등등한 북한 인권 관련 단체는 더 세차게 활동할 전망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9.19 군사합의가 사실상 폐기됨에 따라, 대북 방송용 확성기도 다시 등장할 거 같은데요.<br /><br />이거에도 북한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 왔잖아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그렇죠, 준비는 다 돼 있고, 북한이 오물 풍선을 다시 보낸다든지 하면 곧바로 방송을 틀 방침입니다.<br /><br />속칭 삐라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일종의 비대칭 전력이거든요.<br /><br />북한이 열세에 놓여있어서 이 전통적인 방식의 심리전으로 받는 타격이 훨씬 더 큽니다.<br /><br />체제 경쟁이 끝난 데다, 폐쇄 사회에서 주민들의 사상과 체제 단속.<br /><br />통제에 집중하고 있으니까요.<br /><br />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으로 인해 주민과 전방 병사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더 큰 겁니다.<br /><br />아울러,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이나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실제 포사격 훈련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.<br /><br />그간 서북 도서 방어를 책임지는 우리 해병대 등은 멀게는 경북 포항까지 가서 사격 훈련을 해왔습니다.<br /><br />이젠 현장에서 실전처럼 할 수 있게 된 겁니다.<br /><br />제대로 된 훈련을 막던 족쇄가 풀린 건지, 충돌 방지를 위한 안전핀이 뽑아 버린 건지는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견해가 갈립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아무래도 걱정은 북한의 국지도발, 또는 남북 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인데요.<br /><br />우리 군은 강력 대응을 천명했죠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전례로 볼 때, 북한이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포라는 대공포를 쓰거나, 확성기 장비 폭파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군사합의 효력 정지로 완충지대마저 공식적으로 사라졌고요.<br /><br />요즘 북한이 임의로 설정한 '해상 국경선'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요.<br /><br />서해 화약고 주변에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입니다.<br /><br />김강일 국방성 부상이 지난 달 26일에 낸 담화에서도 "한국 당국의 함정이 해상국경선을 침범하는 빈도가 잦다" 면서 "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"이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.<br /><br />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물론 그때와 달리, 우리 군은 즉.강.끝의 대응 태세를 다짐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즉각. 강력히. 끝까지 응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봐야겠죠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그래서인지,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출격해 한반도에서 폭탄 투하 훈련까지 하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의 B-1B 랜서, 초음속 전략 폭격기가 떴습니다.<br /><br />괌에서 두 시간이면 오는데요.<br /><br />우리 공군의 F-35 스텔스기 전투기 편대와 공동으로 훈련했습니다.<br /><br />강원도 필승 사격장 상공에서 JDAM이라는 정밀 유도 폭탄을 투하하...